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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암 혈변 특징과 치질과 구분해야 할 3가지 신호
  • 2026-10-08

 
 

대장암의 대표 증상을 아시나요?

혈변은 대장암의 대표적인 초기 증상으로 꼽힙니다. 그런데 변기 물이 붉게 물든 것을 본 사람들은 대체로 비슷한 행동을 합니다. 그 순간은 누구나 놀랍니다.
혹시 암인가? 놀란 마음에 색, 모양, 통증과 같은 내용을 검색해보고 혈변의 가장 흔한 원인이 치질이라는 사실에 안도합니다. 오래 앉아 일하고, 변비가 있고,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면 의심의 가능성이 줄어들죠. 마음이 가라앉고, 다음 날부터 그 피는 "치질"이 됩니다.
억지스러운 판단이 아닙니다. 실제로 혈변의 대부분은 치질이 맞습니다. 약 70%에서 80%의 원인이 치질이라고 이야기하니까요. 그래서 "치질이겠지"라는 말은 근거 없는 낙관이나 외면이 아니라 확률로 보면 타당한 판단입니다.
문제는 혈변의 원인이 치질이 아닐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혈변을 만드는 병 가운데 가장 무거운 것이 대장암입니다. 대장암은 국가암등록통계(2023년) 기준 국내에서 세 번째로 많이 발생한(32,610명) 암인데, 초기에는 혈변 외에 뚜렷한 증상을 만들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대장암이 보내는 거의 유일한 초기 신호가, 치질이라는 흔하고 익숙한 병과 같은 모습을 하고 찾아오는 것입니다. 대장암 진단이 늦어지는 흔한 경로 하나가 "치질인 줄 알았다"인 이유입니다.
다행히 치질의 피와 대장암을 의심해야 하는 피는 몇 가지 지점에서 차이를 보입니다. 지금부터 그 신호를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혈변의 신호 1 : 변 끝이 선홍색이 아니라, 변에 섞인 검붉은 색이다

치질, 정확히는 치핵의 출혈은 대체로 유사한 증상을 보입니다. 변을 본 뒤 휴지에 피가 묻거나, 변기 물을 붉은 선홍색으로 물들이는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이런 경우 항문 입구와 가까운 혈관이 찢어지며 발생한 출혈이기 때문에 변과 섞이거나 산화될 틈 없이 '신선한 혈액' 상태 그대로 배출됩니다.
반면 피가 변 속에 섞여 있거나, 검붉은 색에 가깝다면 다른 질환을 의심해야합니다. 출혈 부위가 대장 안쪽 깊은 곳일수록, 피는 장을 통과하는 동안 산화하며 색이 어두워집니다. 피의 색이 어둡고 변과 단단히 섞여 있을수록, 항문 입구가 아닌 '깊은 장 내부'의 출혈일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물론 색만으로 위치가 확정되지는 않습니다. 항문에서 가까운 직장의 병변도 선홍색 피를 보일 수 있습니다. 다만 변에 섞인 검붉은 피는 항문보다 안쪽의 문제를 의심하게 하는 신호이고, 이 양상이라면 치질로 전제하고 넘어갈 일이 아닙니다.

 
혈변의 신호 2 : 출혈이 발생하고, 배변 습관이 함께 변했다

치질은 항문 주변 혈관의 문제라서, 피는 보여도 변 자체의 모양이나 배변 횟수는 크게 바뀌지 않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러나, 혈변과 함께 배변 습관이 최근 4주 이내 급변했다면 주의가 필요합니다. 변이 눈에 띄게 가늘어졌거나, 배변 후에도 시원하지 않은 잔변감이 있거나, 배변 주기가 주1-2회 미만 혹은 하루 3회 이상으로 불규칙해지는 현상입니다.
정상적인 대장 내강 직경은 약 4~6cm 수준이지만, 종양이 자라 관강의 절반 이상을 침범하면 변이 통과하는 물리적 통로가 급격히 좁아집니다. 일시적인 소화 불량이 아닌 한 달 이상 이어지는 배변 패턴의 변화는 대장암 혈변과 대등한 비중으로 다루어지는 핵심 증상입니다.
치질이 장의 운동 방식이나 변의 굵기까지 바꾸지는 못합니다. 피가 나면서 화장실을 가는 패턴까지 변화했다면 이는 항문 밖이 아니라 장 안쪽 깊은 곳의 문제일 확률이 높습니다.

 
혈변의 신호 3 : 치질 치료를 받았는데도 피가 계속 보인다

약물이나 시술 등 치질 치료를 받으면 대개 1~2주 안에 피가 멎는 것이 정상적인 과정입니다. 하지만 처방 약을 다 복용하고도 피가 비치거나, 치료 후 한 달이 지나서도 같은 양상의 혈변이 반복된다면 출혈의 원인을 다시 짚어야 합니다. 치질 치료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피가 나오는 출구가 '항문' 하나가 아니었기 때문에 발생한 출혈입니다.
표준 치료 후에도 사라지지 않는 혈변은 항문 질환이 아닌 대장 내부의 병변을 알리는 2차 경고 신호입니다. 이 단계에서는 항문 치료를 반복할 것이 아니라 즉시 대장내시경을 시행해야 합니다.

 
혈변의 다양한 원인 알아보기

항문에서 대장 안쪽 약 1.5m에 이르는 소화관 전체가 혈변 발생 지점이 될 수 있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붉은색 뒤에 숨은 4가지 대표 질환의 위치와 특징적인 임상 지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치핵형
가장 흔한 원인입니다. 항문 안팎의 혈관 덩어리가 배변 시의 압력으로 늘어나고 헐면서 피를 보입니다. 오래 앉아 있는 생활, 변비, 임신과 출산이 흔한 배경이고, 배변 끝의 선홍색 출혈이 전형적인 모습입니다.
2. 치열형
수분 부족으로 단단한 변이 지나면서 항문 점막이 찢어져 생기는 출혈입니다. 피의 양은 많지 않지만 배변 때 찌르는 듯한 통증이 함께 오는 경우가 많아, 통증의 유무가 치핵과 구분되는 지점이 되기도 합니다.
3. 염증형
궤양성 대장염이나 크론병 같은 염증성 장질환, 장게실의 출혈, 감염성 장염 등이 여기에 속합니다. 혈변에 점액이 섞이거나, 설사와 복통이 동반되거나, 증상이 좋아졌다 나빠졌다를 반복하는 양상을 보일 수 있습니다.
4. 용종·종양형
대장 점막에 솟아난 용종은 대체로 증상이 없지만, 표면이 대변 마찰과 혈관 증식으로 헐면서 지속적인 미세 출혈을 유발합니다. 대장암의 90% 이상은 '선종성 용종'이라는 전암 단계를 거치며, 용종이 암으로 진행하는 데는 보통 5~10년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즉 미리 발견한다면 개복 수술 없이 내시경적 절제술로 암 예방이 가능합니다.

 
대장암 혈변, 언제 검사를 해야할까

위 내용을 살펴봤다면 기준은 간단해집니다. 세 신호(출혈의 색과 섞임새, 배변 습관의 변화, 치질 치료 후에도 남는 피) 가운데 하나라도 해당하면 대장내시경을 해야합니다. 앞서 언급된 증상이 없더라도 지속적으로 혈변이 보인다면 이 역시 장 안쪽을 직접 들여다봐야 하는 신호입니다.
여기에 나이와 가족력이라는 배경이 더해지면 검사의 필요성은 더욱 분명해집니다. 현행 국가 대장암 검진은 50세부터 분변잠혈검사를 진행하도록 짜여 있어, 50세 전에는 국가검진이 대장을 들여다보지 않습니다. 하지만 부모나 형제자매에게 대장암 병력이 있다면 검진 시기가 당겨집니다. 직계가족이 진단받은 나이보다 10년 일찍 검사를 시작하도록 권고하는 임상 지침이 있는 만큼, 가족력이 있는 상태에서 나타난 혈변은 나이와 상관없이 곧바로 내시경 상담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한림병원에서 진행하는 대장암 혈변 검사는 항문 진찰로 끝나지 않습니다. 출혈을 일으키는 원인은 다양하기 때문에 혈변의 양상과 함께 연령, 가족력을 다각도로 검토합니다. 정밀 내시경과 영상의학적 검사로 종양이나 용종이 확인될 경우 외과 및 종양내과 협진을 통해 지체 없이 치료 계획을 세웁니다.
대장내시경은 생각보다 복잡하지 않습니다. 장 전체를 직접 눈으로 보면서 출혈 지점을 찾는 검사이고, 용종이 발견되면 검사 중에 제거와 조직검사까지 이어질 수 있어 확인과 조치가 한 번에 정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림병원에서는 이 확인이 한 건물 안에서 이어집니다. 대장내시경에서 시작해 필요한 분에게는 CT와 PET-MRI를 이용한 암 정밀검진까지 원내에서 가능하고, 검사에서 이상이 확인되면 대장암센터의 진료로 바로 연결됩니다.
가족 중에 대장암으로 치료받은 분이 있다면, 상담 시 진단 나이와 진단명을 메모해 오시기 바랍니다. 내 상태에 꼭 맞는 안전한 검사 일정을 설계해 드립니다.
혈변에서 확인해야 할 것은 피의 양이 아니라 아니라 출혈의 원인입니다. 같은 붉은색이라도 항문 입구의 혈관에서 난 피와 대장 안쪽에서 흘러나온 피는 완전히 다른 위험을 가리키고 있으며, 그 차이를 분별하는 것은 자가 진단이 아닌 전문 내시경 검사의 영역입니다. 대장암이 초기에 보내는 신호는 극히 드물고, 혈변은 그 몇 안 되는 결정적 경고입니다.
단순한 짐작으로 불안을 키우기보다, 정확한 검사로 이상 유무를 확인하고 마음을 놓는 것이 대장 건강을 지키는 가장 안전한 첫걸음입니다.
※ 본 글은 한림병원 의료진의 감수를 거쳐 작성되었으며, 일반적인 안내로서 개별 환자의 진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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